시스코, 미래 네트워크 시장 정조준… 양자칩·랩 공개

산타바바라와 협력한 양자칩, 기존 광섬유와 호환 가능한 양자 통신 실현 목표
시스코 시스템즈가 양자 네트워크 기술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섰다. 시스코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교(UC Santa Barbara)와 협력하여 개발한 양자칩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고,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전용 연구소인 ‘시스코 퀀텀 랩스’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차세대 통신 기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시스코의 본격적인 행보로 해석되며, 양자 기술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과 생활로 진입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시스코가 공개한 양자칩은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기술을 활용한 포토닉 집적 칩으로, 기존의 광섬유 통신망과 호환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양자 네트워크의 핵심 문제인 확장성과 실용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시도로, 기존의 통신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함으로써 양자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스코는 이 칩이 실온에서도 작동하며, 1밀리와트 이하의 전력만으로 초당 2억 쌍의 얽힘 광자 쌍을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칩으로, 양자 통신망의 실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기술로 평가된다.
양자 네트워킹 기술은 기존의 고전적인 통신 방식과 비교해 보안성과 데이터 전송 속도 면에서 전혀 다른 차원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양자 중첩과 얽힘 같은 양자 물리학의 특성을 활용하면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한 보안 통신이나, 광범위한 분산 컴퓨팅 자원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초고속 통신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큐비트 안정성, 오류 수정 기술, 장거리 전송 방식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본격적인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스코의 양자 연구소는 이 같은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하고, 실용적인 양자 통신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운영된다. 연구소에서는 양자 얽힘 분배 프로토콜, 양자 네트워크 개발 키트(QNDK), 양자 난수 생성기(QRNG), 분산 양자 컴퓨팅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양자 기술 요소들의 개발과 실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양자 연구 인력과 최신 장비를 활용하여 실질적인 양자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시스코가 양자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는 향후 통신 인프라의 변화가 기존의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양자 네트워크가 상용화되면, 인터넷의 구조 자체가 완전히 새롭게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시스코는 자사의 풍부한 네트워크 기술 경험을 바탕으로, 양자 통신망 구축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미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포스트-양자 암호화(PQC) 기술을 자사 포트폴리오에 적용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경쟁도 치열하다.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수많은 기술 스타트업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양자 컴퓨팅과 네트워킹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협업과 경쟁이 복합적으로 얽힌 기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큐비트의 수를 늘리는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하거나,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 경쟁은 결국 양자 기술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양자 네트워크는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안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금융 분야, 의료 정보 보호, 군사 통신 등에서는 해킹이 불가능한 통신 기술이 필수적이며, 분산된 양자 컴퓨터들을 연결하여 초고속 연산을 수행하는 분산 양자 컴퓨팅 환경도 실현 가능하다. 또한, 기존 센서로는 감지하지 못하는 미세한 변화까지 측정할 수 있는 초정밀 양자 센서 네트워크의 구현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스코의 이번 행보는 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칠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양자칩과 연구소의 공개는 양자 기술이 연구소를 넘어 산업 전반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시점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하며, 기존 인프라와의 호환성을 고려한 실용적인 접근은 양자 네트워크 시대를 여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다양한 웹 서비스의 구축과 유지보수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사용자 경험과 인터페이스 구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웹 기술이 실제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되고 진화하는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React, Next.js, WebAssembly 등 최신 프레임워크와 브라우저 기술의 흐름에 민감하며, 개발 환경의 변화가 개발자 생태계와 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개념뿐 아니라 그 맥락과 파급력을 함께 전달하며, 실무 기반의 시각으로 IT 전반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