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주행차 핵심 센서 라이다 국가 성능 시험 기준 마련
2025년 4월 25일, 대한민국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LiDAR) 센서에 대한 성능 시험 기준을 국가표준(KS)으로 제정해 발표했다. 이번 표준은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검증된 기술적 성과를 기반으로 마련된 것으로 의미가 깊다. 라이다는 레이저 빛을 발사하고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주변 환경을 3차원 형태로 인식하는 센서로, 자율주행차가 주변 차량, 보행자, 장애물, 도로 경계 등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어두운 환경이나 악천후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 자율주행 시스템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라이다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4년 약 1조 1천억 원 수준이던 글로벌 라이다 시장은 2029년에는 약 4조 9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연평균 35%에 달하는 고속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라이다의 성능을 어떻게 평가하고 비교할 것인가에 대한 통일된 기준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제정한 이번 KS 표준은 라이다 제품의 성능을 평가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정의한다. 주요 항목으로는 물체를 감지할 수 있는 최대 거리, 거리 측정의 정확도, 감지 가능한 시야각 범위, 각도 측정의 정확도,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범위와 정확도 등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해상도, 악천후 환경에서의 성능 등 다양한 세부 항목이 평가 기준에 포함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제 기업들은 국가가 공인한 동일한 시험 방법에 따라 제품을 평가받게 되며, 서로 다른 제조사 간 제품 성능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이 표준은 최소한의 품질을 보증하는 수단으로 소비자는 KS 시험을 통과한 라이다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으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명확한 성능 목표를 갖고 제품을 개발할 수 있어 개발 과정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개발 초기부터 KS 기준을 염두에 두고 제품 설계와 시험을 진행할 수 있어, 제품 검증과 상용화 속도 역시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표준 제정에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같은 완성차 및 부품 대기업뿐만 아니라, LG이노텍, 에스오에스랩, 오토엘 같은 부품 전문기업 및 스타트업들도 적극 참여했다. 다양한 기업이 협력해 마련한 표준인 만큼, 향후 산업 전반에 걸쳐 중복 시험을 최소화하고, 시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부품 업체가 KS 기준에 따라 시험한 성적서를 완성차 업체에 제출하면, 추가로 동일한 시험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제품 개발 및 상용화가 더욱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표준 제정과 함께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라이다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에 필요한 다른 핵심 부품인 레이더, 카메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분야의 표준화 진행 상황도 공유되었으며,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레이더는 전파를 이용해 물체의 거리, 속도, 방향을 감지하는 센서로 악천후에 강한 장점이 있으며, 카메라는 사람의 눈처럼 시각 정보를 인식하지만 거리 측정과 악천후 성능에는 한계가 있다. HUD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로 자율주행차 내 정보 전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번 KS 표준을 바탕으로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진행 중인 라이다 국제 표준 제정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이번 표준이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가 참여해 만든 합의된 기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내 전문가들이 국제 표준 제정 논의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산 라이다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다와 레이더는 모두 자율주행차의 핵심 센서지만, 사용 매체와 성능 특성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라이다는 빛을 이용해 고해상도의 3D 형태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지만 악천후에는 취약한 반면, 레이더는 전파를 이용해 악천후에도 강인하게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이 둘의 장점을 조합해 보다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라이다 성능 시험 국가표준 제정은 이러한 기술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앞으로 더욱 안전하고 스마트한 자율주행 시대를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