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 알파이볼브 공개, AI가 알고리즘 스스로 설계

제미나이 LLM 기반 범용 과학 AI 등장

구글 딥마인드가 범용 과학 AI 시스템 '알파이볼브(AlphaEvolve)'를 발표하며 알고리즘 설계 및 최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알파이볼브는 인간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스스로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테스트하며, 최적의 성능을 도출할 수 있는 AI로, 구글의 강력한 언어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딥마인드는 이를 통해 알고리즘 설계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켰으며, 이미 자사의 인공지능 칩 설계 및 데이터센터 운영에 적용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알고리즘은 특정 문제를 해결하거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규칙들의 집합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작동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보다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하면 컴퓨터 연산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더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알고리즘의 설계는 오랫동안 고도의 수학적 지식과 창의력을 가진 인간 전문가들만이 가능했던 영역이었다. 알파이볼브는 이 과정을 자동화하면서 과학적 발견과 공학 설계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알파이볼브의 핵심 기술은 진화적 탐색(evolutionary search)이라는 방식이다. 이는 생물학의 자연선택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AI가 다양한 알고리즘 후보들을 무작위로 생성한 후, 그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것을 선택하고 이를 변형 및 결합하여 점차 더 우수한 알고리즘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반복한다. 제미나이는 이 과정에서 코드의 의미를 이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개선 방향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기존 알고리즘을 능가하는 새로운 설계들이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알파이볼브는 구글의 텐서 처리 장치(TPU) 설계에 활용되며, 내부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데이터 정렬 알고리즘을 개선해 칩의 전체 성능을 향상시켰다. TPU는 대형 언어 모델이나 이미지 인식 등 AI 처리에 특화된 칩으로, 그 설계의 효율성은 구글의 전체 AI 시스템 성능과 직결된다. 알파이볼브는 이러한 설계 과정에서 창의적인 개선안을 제안하며, 더 빠르고 강력한 칩 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알파이볼브는 구글의 데이터센터 운영에도 적용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 자원을 소모하는 구조인데, 알파이볼브는 냉각 시스템 제어, 작업 부하 분산 등 다양한 운영 알고리즘을 자동으로 최적화해 에너지 소비와 운영 비용을 줄이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구글의 지속 가능성 목표와도 맞닿아 있으며, 환경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알파이볼브는 연구자와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딥마인드가 알파고(AlphaGo)를 통해 게임 전략을, 알파폴드(AlphaFold)를 통해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를 혁신했듯, 알파이볼브는 과학 연구 및 공학 설계 전반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향후에는 신약 개발, 신소재 발견, 기후 변화 모델링, 금융 시장 분석 등 다양한 복잡한 분야에서도 그 활용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