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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 구글의 '아메리카만' 표기 변경에 법적 대응

김진수IT
멕시코만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멕시코만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멕시코, 구글 상대로 ‘아메리카만’ 표기 관련 소송 제기…국제 사회 관심 집중

멕시코 정부가 글로벌 IT 기업 구글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지도 서비스에서의 명칭 표기가 국제 분쟁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문제의 발단은 구글 지도에서 멕시코 동부 해안과 미국 남부, 쿠바 서부를 둘러싼 주요 해역인 ‘멕시코만(Gulf of Mexico)’이 일부 사용자 환경에서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표기된 것에서 비롯되었다.

멕시코 정부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자국의 정체성과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판단하고 있다. 멕시코만은 국명 ‘멕시코’의 어원이자, 자국의 경제와 문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해역이다. 석유 자원과 해양 생물의 보고이자 중요한 해상 교역로로 기능하며, 오랜 세월 국민 정체성의 일부로 자리해왔다. 이 때문에 명칭 변경은 단순한 지리 정보 문제가 아닌 국민 정서와 직결된 사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메리카만’이라는 명칭이 지도에 등장한 이후, 멕시코 전역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었다. SNS를 통한 항의 여론이 급속히 확산됐고, 멕시코 언론도 이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구글 측에 지도 수정과 해명을 요구했으며, 잘못된 명칭이 교육 자료나 학술적 출처에 인용될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주권과 역사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모든 외교적, 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구글에 대한 소송 제기 사실을 공식화했다. 외교부는 이미 수차례 구글과의 협상을 시도했으나, 만족할 만한 조치를 받지 못해 법적 대응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에서 멕시코는 잘못된 표기의 원상 복구,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조치, 그리고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지도 서비스는 각국의 정책 및 법적 요구에 따라 표기 방식을 달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내 사용자에게는 ‘아메리카만’, 멕시코 사용자에게는 ‘멕시코만’, 기타 국가 사용자에게는 병기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글 정책 담당 부사장 크리스 터너는 “각국 정부가 공인한 명칭을 따르는 것이 원칙”이라며, 지도 표기가 특정 정치적 의도를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단순한 지역 설정의 문제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미국 하원은 최근 ‘아메리카만 법안(Gulf of America Act)’을 통과시켜 이 명칭을 법률로 고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상원 통과 시 미국 내에서는 공식 명칭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이 법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법제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반면,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는 ‘멕시코만’이라는 명칭을 여전히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제 지도 및 해양기구도 기존 명칭을 유지하고 있다.

김진수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다양한 웹 서비스의 구축과 유지보수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사용자 경험과 인터페이스 구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웹 기술이 실제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되고 진화하는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React, Next.js, WebAssembly 등 최신 프레임워크와 브라우저 기술의 흐름에 민감하며, 개발 환경의 변화가 개발자 생태계와 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개념뿐 아니라 그 맥락과 파급력을 함께 전달하며, 실무 기반의 시각으로 IT 전반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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