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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소비자물가 2.1% 상승…목표치 근접에도 체감물가 부담 여전

정유진경제
장바구니에 다양한 식품들이 담긴 모습. AI 이미지 생성
장바구니에 다양한 식품들이 담긴 모습. AI 이미지 생성

가공식품·서비스 상승세 지속, 석유류 하락이 전체 물가 안정에 도움

2025년 4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전년 같은 달보다 2.1% 상승하며 한국은행이 설정한 물가 안정 목표치인 2.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8로 집계되며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물가 상승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1월부터 4월까지 연속적으로 2%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4월 수치는 물가 상승세가 일정 부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일반 가정이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평균적인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물가 지표다. 이는 흔히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며,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실제 물가 상황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또한 이 지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나 정부의 재정 정책 수립에도 핵심 자료로 쓰인다. 2.1%라는 이번 상승률은 2022년과 2023년에 한때 6%대까지 치솟았던 급격한 물가 상승세에 비하면 크게 안정된 수준이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먹거리 물가가 여전히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농축수산물은 1.5% 상승했고, 특히 축산물과 수산물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졌다. 돼지고기, 쇠고기, 생선 등 식재료 가격은 도축 마릿수 감소, 수입 가격 상승, 어획량 감소 등의 이유로 오름세를 보였다. 가공식품 또한 4.1%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고, 외식비 역시 3.2% 올랐다. 이는 가계의 식료품비와 외식비 부담을 여전히 크게 느끼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대로 석유류 가격은 1.7% 하락하며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줬다. 국제 유가의 안정세가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휘발유, 경유 등 에너지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는 차량 유지비를 낮추고, 유통·운송비 절감으로 인해 다른 상품 및 서비스 가격에도 간접적인 안정 효과를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신선식품지수 역시 일부 채소와 과일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1.9% 떨어졌다.

그러나 '끈적한 물가'라고 불리는 개인 서비스 분야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외식, 학원비, 미용, 숙박 서비스 등 개인 서비스 항목은 3.3%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이 같은 품목은 특성상 한 번 인상되면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체감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인건비 상승이나 고정비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되며, 서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품목인 만큼 주의 깊은 관리가 요구된다.

전반적으로 4월의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로 접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세부 항목에서는 여전히 가격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 근원물가 지수는 2.4%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농산물이나 석유류와 같은 가격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물가 상승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음을 뜻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향후에도 물가 안정세를 이어가기 위해 지속적인 점검과 함께, 식료품 및 개인 서비스 가격 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흐름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며, 거시경제 지표와 산업 동향 사이의 연결 고리를 탐색해 왔습니다.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인플레이션, 고용, 무역 이슈부터 각국의 산업 전략 변화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며, 복잡한 수치를 맥락 속에서 해석하는 데 집중합니다. 최근에는 AI, 반도체, 재생에너지 등 기술 중심 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데이터 기반 해석과 구조적 변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경제 흐름의 방향성을 짚어내고자 합니다. 숫자에 가려진 서사를 드러내는 데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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