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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매출 기준 현실 반영해 10년 만에 상향 조정

정유진경제
중소기업의 매출 기준 상향을 표현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중소기업의 매출 기준 상향을 표현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물가 상승 고려해 중소기업 573만 개사 혜택 유지하며 성장 기반 강화

정부가 중소기업의 매출 기준을 10년 만에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하면서 중소기업계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물가 상승 등 경제 여건을 반영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매출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에 착수했다. 이는 물가 인상에 따른 명목상 매출 증가로 인해 실질적인 성장 없이 중소기업 혜택에서 제외되는 현상을 막고, 기업들이 안정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중기부는 이번 조정을 통해 중소기업의 매출 기준을 최대 1,800억 원으로 높이고, 소상공인의 경우 매출 기준 상한을 업종에 따라 기존 120억 원에서 140억 원으로 상향했다. 이는 단지 매출만을 기준으로 기업의 규모를 판단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성장 가능성과 경제적 기여도를 반영한 기준 설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기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실제로는 성장하지 않았음에도 매출만 증가해 혜택을 상실하는 기업들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하고자 한 것이다.

기존 제도에서는 중소기업이 일정 매출 이상을 기록할 경우 중견기업으로 전환되면서 법인세나 소득세 감면, 정책자금 지원, 정부 사업 참여 시 우대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구조였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은 성장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며 이익보다는 지위 유지를 선택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 문제는 경제 구조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중기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매출 기준 상향 조정을 단행했다. 결과적으로 573만 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세제 감면과 공공조달 참여, R&D 세액공제 등의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기업들의 성장 동기를 다시 부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은 한국개발연구원과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산업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 태스크포스를 통해 마련되었다. 특히 업종별로 원자재 가격 상승률, 공급망 변화, 생산방식 전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현실적인 기준 마련에 주안점을 뒀다. 예를 들어 1차 금속 제조업의 경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매출 증가가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임에도 중소기업 기준을 초과할 수 있었던 점을 반영해 매출 기준을 상향했다. 자동차 산업 또한 미국의 관세 인상 및 모듈화 생산 확대 등으로 매출이 증가하지만 이익은 줄어드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고려가 있었다.

소상공인 기준의 동반 상향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소상공인은 중소기업 중에서도 가장 작은 규모의 기업군으로,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계층으로 분류된다. 이번 기준 상향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명목 매출 증가로 인해 이들 기업이 정책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는 것을 방지하고, 실질적인 경제 보호를 지속하기 위한 목적이다. 중기부는 이를 통해 정책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모두를 포괄하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이 단지 일회성 조치가 아닌 장기적인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구조적인 개선책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행령 개정안은 5월 입법예고를 시작으로, 관련 의견 수렴과 법제처 심사를 거쳐 9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시장과 업계의 기대가 큰 만큼, 일각에서는 매출 기준 상향 폭의 적정성과 이에 따른 세수 영향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중기부는 이러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제도 시행의 실효성을 높이고, 향후에도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맞춘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유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흐름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며, 거시경제 지표와 산업 동향 사이의 연결 고리를 탐색해 왔습니다.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인플레이션, 고용, 무역 이슈부터 각국의 산업 전략 변화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며, 복잡한 수치를 맥락 속에서 해석하는 데 집중합니다. 최근에는 AI, 반도체, 재생에너지 등 기술 중심 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데이터 기반 해석과 구조적 변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경제 흐름의 방향성을 짚어내고자 합니다. 숫자에 가려진 서사를 드러내는 데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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