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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맞춤형 유전자 치료로 희귀 질환 아기 치료 성공

김현희바이오
기사 요약

미국에서 희귀 유전 질환인 CPS1 결핍증을 앓던 생후 9개월의 아기 KJ가 세계 최초로 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를 받아 생명을 구했다. 이 치료는 KJ의 유전자에 존재하는 특정 돌연변이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기존에 간 이식이 유일한 방법이었던 치료법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병원 침대에 앉아 있는 아기 이미지. 실제 인물과 관련 없음. AI 생성 이미지.
병원 침대에 앉아 있는 아기 이미지. 실제 인물과 관련 없음. AI 생성 이미지.

CPS1 결핍증 앓던 KJ, CRISPR 기술로 유전자 돌연변이 교정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생후 9개월 된 아기 KJ가 세계 최초로 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를 받고 희귀 유전 질환인 CPS1 결핍증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CPS1 결핍증은 간에서 암모니아를 요소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효소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체내에 암모니아가 축적되는 희귀 질환이다. 이로 인해 뇌 손상이나 발달 지연을 초래하며, 생존을 위해서는 간 이식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약 130만 명 중 한 명의 비율로 발생하며, 환아의 절반은 생후 첫 주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J는 생후 1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이 질환을 진단받았으며, 초기에는 수막염이나 패혈증으로 오진될 수 있는 증상을 보였다. 당시 의료진은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치료 포기를 권유했지만, 부모는 적극적인 치료를 결정했다. 이 선택은 곧 의학적 이정표를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KJ는 생후 9개월 반이 되던 시점에 개인 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를 받은 첫 번째 환자가 되었다.

이번 치료는 CRISPR-Cas9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하여, KJ의 간세포 내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확히 교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연구진은 KJ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그에 맞는 맞춤형 치료제를 설계했고, 이를 지질 나노입자에 담아 간세포에 전달했다. 치료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용량을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KJ는 치료 후 단백질 섭취가 가능해졌고 암모니아 수치를 조절하는 약물의 필요성도 줄어들었다.

이번 연구는 필라델피아 아동병원과 펜실베이니아 대학교가 주도했으며, 2025년 5월 15일 미국 세포 및 유전자 치료 학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되었고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도 공식 게재되었다. 전 FDA 고위 관료였던 피터 막스 박사는 이 치료의 의미를 강조하며, 미국 내 3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7,000여 가지 희귀 유전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맞춤형 유전자 치료가 기존의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 절차를 간소화하고, 더 많은 환자에게 빠른 치료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막스 박사는 특히 이 기술이 단지 희귀 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낭포성 섬유증, 겸상 적혈구 빈혈, 헌팅턴병, 근육 위축증 등 더 흔한 유전 질환 치료에도 응용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가장 잠재적으로 혁신적인 기술 중 하나”라고 부르며, 유전 질환 치료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현재는 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의 초기 단계로, 치료비용과 기술 접근성 등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향후 발전을 거듭할수록 더 많은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이번 KJ 사례는 이러한 미래의 가능성을 현실로 이끈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현희

유전체 분석, 세포 치료제, 합성생물학 등 첨단 바이오 기술과 산업의 흐름을 깊이 있게 추적해 왔습니다. 생명과학의 연구 성과가 실제 의료 및 산업에 어떻게 접목되는지를 탐색하며, 정책·규제와 기술 상용화의 접점에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AI 기반 분석 도구와 생물정보학 기술이 실험 설계와 해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하고 있으며, 복잡한 개념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강점을 지닙니다. 기초 과학부터 산업 현장까지 다양한 관점을 연결해 바이오 분야의 전체적인 맥락을 조망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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